살아내기 2.
추석연휴 기간
장인어른의 빈소를 방문하여 인사를 드렸다.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시간...
내 인생에서 가장 가까운 분이 돌아가신 첫 경험.
마지막 순간은 누구에게나 오겠지만 그 순간에 난 어떤 인사를 나누게 될까는 생각이 들며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였다.
아버지와의 이별에 내가 하게 될 말은 "죄송해요 자랑스러운 아들이 못되어서"였다.
내 인생이 뭐 하나 자랑할 것이 없어서도 이겠지만 무엇보다 아버지의 칭찬을 받은 기억이 없어서는 아닐까?
아버지의 원망보다는 아버지의 인정이 목말라 그런 인사말이 생각났을 것이다.
절제되고 제약된 표현의 아버지의 모습을 경험으로 학습한 아들의 마지막 인사 모습 난 나의 마지막 순간에 나의 아들에게 어떤 인사말을 듣게 될까?
내가 원하는 대화는 "아빠랑 있어 너무 행복했어요, 감사해요, 사랑해요."
부정과 아쉬움 보다 만족과 감사의 말들로 마무리하고 싶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하나 있다. 아이들과 지내면서 부정적인 것, 부족한 것에 집중하기 보다 그들이 잘한 것, 장점에 대해 더 집중하기로 그리고 그간 표현하지 않은 것에 표현하기로 그럼 내 아들은 그 아들과 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변화.
반 백년 가까이 형성된 사고가 싶게 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보겠다고 매일매일 다짐해 본다. 나 자신을 위한 아침의 시작을 감사와 가족을 위한 새로운 다짐으로 시작한다. 오늘은 아이들을 더 사랑하겠다. 더 사랑하겠다. 이런 것을 다짐한다는 것이 이상할 수 있다. 너무 당연한 부분이니 하지만 그 당연한 것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 않으면 또 본래의 나의 모습으로 아이들을 대할 듯하다.
지금의 노력하는 모습이 나의 일상이 되길 원한다. 사랑을 많이 준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